
결론 : 한국 아포칼립스 영화치고는 상당히 괜찮게 만들었다.
장점 : 세기말, 종말의 영화치고 필수 요소인 교회를 비롯한 종교가 안나온다.
단점 : 없어도 될 감정코드를 굳이 살려내고, 엔딩에 희망이라는 코드를 굳이 집어 넣느라 전체적으로 애매해 졌다.
일단 영화이니 여러 현실성이 있다 없다라고 하는 논의는 불필요하므로 생략하고 보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영화로 특히나 군대를 전역한 남성이라면 영화를 보는내내 뭔가 굉장히 답답하고, "아니!"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턱! 하고 막혀 있을 것이다.
감독이나 작가가 군대를 안다녀왔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군대를 다녀왔다면, 기본적으로 대응반 만들어서 넌 뭐하고, 넌 뭐하고 이런 분류를 먼저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군대+조직생활을 거친 남자라면 이런 사고방식의 전개가 당연하지 않을까?)
결국 이런 아포칼립스 영화의 주요전개인 대응반이 꾸려지고 잘 나가다가 갈등과 여러 요소가 어우러져 커뮤니티 붕괴라는 스토리를 어떻게 담아내는게 중요하긴 한데 남자들도 많이 나오는데 초반 대응능력의 부재에서 이병헌이 주민대표가 되는 개연성을 담기 위해 너무 남자들을 하향 시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과연 이병헌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연기는 뛰어났다.
(이병헌이 아파트를 부르며 생각에 잠길때 대화없이 멀리서 이병헌의 모습을 잡으며 오버랩 되는데...진짜 연기력은 단연 일품이다.)
비단 이병헌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연기력이 떨어져서 거슬리는 배우들은 별로 없다.
(전혀 없는건 아니다. 의외로 초반에 이병헌이 주민 대표가 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주민간의 갈등에서 괜한 개그 코드를 집어 넣는다거나, 쓸때없이 어그로 끄는 사람을 부각시키는 등 작위적인 장면이 좀 거슬린다.
이보영이 발암이네 어쩌네 하는데 나름 이보영의 케릭터나 연기가 극의 전개에서 어긋나 보이는건 아니다.)
다만, 굳이 이 영화를 추천 하고 싶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결말이 그냥 뻔하기 때문이다.
(굳이 마지막에 이런식의 희망을 집어 놓고, 감동을 집어 넣는건 매우 불필요 했다고 본다.)
이런 아포칼립스 영화의 백미는 단연 미국 영화 미스트를 뽑아 볼수 있다.
차라리 결말을 이병헌이 아파트에서 축출되고 아파트 커뮤니티가 붕괴되어 사람들이 자중지란으로 서로 죽고 죽이다 자멸하고, 이병헌이 서울을 떠돌다 호국이와 굳건이를 내세워 구조중인 군부대와 조우하여 구원받거나
아파트에서 축출된 이병헌이 다른 생존자 커뮤니티에 구조 받고,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생존자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이끌던 아파트의 파멸을 듣게 만드는게 더 극적이고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본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굳이 내가 다시 추천을 할 영화는 아닌거 같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네이버 시리즈 결산 (1) | 2023.12.10 |
---|---|
첫눈이다. (0) | 2023.11.17 |
카카오 메신저의 현재와 미래(feat.네이트온) (0) | 2023.09.15 |
델루체 2in 1 스탠드형 선풍기 DLF-CS1125NK 후기 (1) | 2023.09.10 |
오펜하이머(★★★★★) (0) | 2023.09.03 |